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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 별세

국보급 성우라 불리며 할리우드 유명 영화배우들의 목소리를 더빙했던 성우 박일이 자연사로 세상을 떠났다. 사망원인에 대해 유족들은 주무시던 중 자연사 하셨다며 평소 지병도 없었다고 전한다.

 

박일은 성우로서 53년간 방송활동을 이어왔다. 최근 개봉작 토이스토리4 에서 더빙을 맡았는데 아쉽게 유작으로 남게 됐으며 이번에 VOD 버전으로 나온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행크핌의 더빙에 참여하기도 했다.

 

워낙 유명한 외화나 영화 등에 목소리로 출연을 했기에 누구나 알 법한 박일의 목소리는 그가 1967년 공채 성우로 몸담으면서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특히 70년대 외화가 국내에 보급이 되면서 외화 더빙의 신이라 불릴만큼 굵직한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도맡아 왔었다.

 

 

클린튼 이스트우드, 알파치노, 피어스 브로스넌, 말론 브랜도, 알랭 들롱 등을 비롯해 미드 CSI 그리샴 반장의 목소리를 더빙하기도 했다.

 

얼마전 종영한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에서 주인공 한태주의 담당 의사 장재원 역으로 직접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박일이 전성기 시절에는 TV드라마나 쇼 오락 프로그램에도 종종 출연을 했다가 이후 후진 양성에 뜻을 내새우며 성우 활동에만 전념을 한다.

 

성우 박일이라는 타이틀 뒤에는 싱글 대디라는 수식어가 따라온다. 스무살 때 첫 번째 부인이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해서 결혼 했는데 결국 이혼을 했다. 서른 살 넘어 탤런트 김윤경과 결혼식을 올렸고 아이가 생겼지만 이마저도 결혼 실패가 되면서 홀로 네 남매를 키워왔다.

 

아픈 손가락 중 막내아들에 대한 애정은 특별했는데 태어나면서 태열이 심했다 사춘기 시절에는 아토피로 잠들기 전 손을 묶어 놓아야 할만큼 힘들었고 군입대 후에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이 될정도로 상태가 악화되기도 했다.

 

 

아들의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간 박일은 병원에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찢어질만큼 고통 스러웠다고 한다. 머리부터 등, 배까지 피부가 갈라지고 피가 배어나 있는데 아픈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애를 썼다고 한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래 내어 울었다고 한다.

 

상태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막내 아들은 의가사 제대를 하게됐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아들을 데리고 아토피에 유명하다는 병원과 한의원을 다 돌아다녀 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가 구찌뽕과 식이요법으로 완쾌될 수 있었다고 한다.

 

쌍둥이 아들을 포함해 3남 1녀를 둔 박일은 다행히 오랜 방송활동과 국내 유명 성우로서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자녀들을 키워나갔지만 늘 엄마 없는 빈자리에 대한 미안함은 가슴 깊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성우 박일의 별세는 뜻밖이라는 말이 나온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도 매일 아침 헬스로 운동을 시작하며 담배도 오래전에 끊었다고 한다. 아픈 아들의 병수발을 들면서 스스로도 건강에 대한 애착이 있었고 그만큼 별다른 지병도 없었지만 갑작스러운 사망은 누구보다 유족들이 더 클것으로 보인다.

 

지인들과 며칠 전까지 통화를 주고 받을 정도로 건강에 이상이 없었던 박일은 향년 69세의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사망 소식과 함께 성우계 큰 별이 졌다며 애도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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